Automotive Software
나의 오토사 (AUTOSAR) 이야기 본문
2011년 국내에서 처음 오토사를 접할 때만 해도 몇몇 업체만이 관심을 가지고 예비(타당성) 조사 형식(Feasibility study)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한국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오토사에 관심을 가지고 또 실제로 오토사(또는 전기/전자 설계)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 및 제어기(소프트웨어) 설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당시와 비교해서 국내에 오토사 솔류션을 제공하는 국내/외 업체들도 많이 늘었지만, 결국은 차량 제조사(OEM)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 생각된다. 차량 전장 개발 절차의 구조상 제조사가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부품사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는 역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부품사가 사양을 정의해서 제조사에 제안하는)도 허다했지만, 이제는 개발절차가 많이 정착되고 제조사도 적극적으로 설계를 주도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그렇다면, 차량 제조사의 의지 없이는 부품사 자체적으로 오토사 기반의 제어기 개발은 불가능 한가? 아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단지 차량용 제어기 개발에 필요한 기능을 오토사 사양에 기술된 방식으로 정의하는 작업이 부품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오토사 개발절차에 따르면 제어기의 기본적인 기능 사양은 시스템 설계자가 시스템 전체에 필요한 기능을 수집 및 정의한 후, 각 제어기 별로 해당 기능을 배분하며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때 시스템 설계의 업무는 대부분 차량 제조사가 그리고 제어기 개발은 부품사가 가지게 되므로 차량 제조사가 오토사 사양에 따른 기능 상세서를 제공하지 못하면 그만큼의 업무가 부품사에 가중되게 된다.
2011년경만 해도 실제 국내 부품사가 양산을 목표로 오토사 제어기를 개발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기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제조사가 정의해야 하는 부분(차량 내 네트워크 신호정의 및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설계)을 최소한 간략하게 나마 부품사 입장에서 정의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좀 더 세부적인 그리고 실제적인 오토사 제어기 개발 절차는 다음에 설명하기로 하자.
현재는 외국(유럽, 미국)의 경우 이미 오토사 그리고 전기/전자 기반의 차량 플랫폼 설계가 많이 정착된 상태라 차량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제어기 기능 상세서의 성숙도가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졌으며 국내의 경우도 예전에 비해 오토사 기반 제어기 개발 요청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당시만 해도 독일의 제조사들은 이미 오토사 3.2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을 오래전부터 상용화 중이었으며, 2013년에는 4.x 버전을 적용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 중이었다. 물론, 오토사 사양에서 정의하는 기술 상세서를 100% 제공하는 업체는 없었지만, 개발에 필요한 주요 데이터들은 오토사 기반 설계에 호환될 수 있도록 제공되어 사양서 변환기 등을 통해 오토사 기반 제어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오토사 사양서에서 정의하는 내용들을 간단히 말하자면 차량 제어기에 필요한 플랫폼 기능(BSW라 불리는, Basic Software)을 각 기능군들로 나누어 정의하고 표준화된 인터페이스(간단히, 함수명)를 명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ASW라 불리는, Application Software Component)에서 사용 가능한 인터페이스 역시 표준화하여 소프트웨어의 호환성과 성숙도를 높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전에는 주로 샤시, 바디 그리고 경우에 따라 엔진 제어기에 오토사 기반 설계가 적용되었지만 현재는 자율주행과 같은 고성능 제어기를 위한 포직스 기반의 오토사 사양도 정의되어 적용되고 있다. 나에게 조금은 낯선 이름으로 바뀐 Classic Platform AUTOSAR 가 전자를 Adaptive Platform AUTOSAR가 후자를 위한 사양을 제공한다. 2011년 버전 3.2에 머무를 줄 알았던 오토사 사양서는 이제 다양한 기능이 더해져 AUTOSAR Class Release 4.4.0 (2020. 9월 기준)로 발전하였고, 고성능 제어기를 위한 새로운 사양서 AUTOSAR Adaptive Release 19.11까지 제안되면서 이제는 차량 전장 시스템의 필수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7~8년 전만 해도 많은 국내 제어기 개발자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또는 교육에 참여하면서도 "오토사 정말 양산에 적용될까?" 라는 의구심을 가졌던것이 새삼스럽다. 일전엔 처음 접하는 개념과 개발방식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고성능 제어기 개발을 위한 기존의 포직스 개념까지 추가되면서 차량 전장 개발을 전반적으로 커버하고 있다.
세부적인 소개는 공식 사이트에 잘 정리가 되어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www.autosar.org/fileadmin/ABOUT/AUTOSAR_EXP_Introduction.pdf
이미지 출처 : www.autosar.org/about/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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